
[CLUB]
페라리 Ferrari
페라리 F8 트리부토는, 앞 범퍼로 들어온 공기를 보닛 위로 빼내는 S-덕트, 엔진룸의 열을 뽑아내는 리어 스크린의 루버, 옆구리에서 스포일러 양옆으로 자리를 옮긴 엔진 흡기구까지 — 기능을 위해 낸 통로가 그대로 형태의 언어가 된다. 덮어서 매끈하게 만드는 대신 뚫어서 드러내는 태도가 이 차의 성격이라고 봤고, 그 형태를 아이웨어로 옮기는 것을 과제로 삼았다.
덕트를 낸 자리는 프레임 바깥쪽 끝, 렌즈와 템플이 만나는 엔드피스다. 선으로 그려 넣은 장식이 아니라 S-덕트처럼 면을 실제로 관통시켜, 빛이 통과하도록 했다. F8의 렉산 리어 스크린이 차체 너머의 엔진을 보여주듯, 얼굴을 가리는 물건에 구멍을 내어 오히려 얼굴을 드러내는 것 — 전시에서 내건 세 키워드 중 EXPOSURE가 가리키는 지점이다.
나머지 두 키워드는 형태를 줄이는 기준이었다. HERITAGE는 F8이 308 GTB의 전통을 따라 테일까지 차체색으로 되돌린 것처럼, 프레임을 로쏘 코르사 한 가지 색으로 끝내는 것이다. PURITY는 덕트 외에 어떤 디테일도 더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. 템플은 앞쪽이 가장 두껍고 뒤로 갈수록 얇아지며, 귀에 닿는 지점에서만 한 번 완만하게 꺾인다. 그 외의 면은 전부 비워 두었다.





